처음 불러보는 이름이 별처럼 혀끝에 앉네
10월 11일 오후 5시, 나는 시계를 보며 화면을 열었다.
전날 데뷔예고영상으로 이름만 알려진 4기생 《어비스》가 드디여 모습을 드러내는 시각이였다.
66초짜리 영상 《STELLIVE 4th Generation 「ABYSS」PV》가 올랐다.
66초는 짧았다. 그러나 그 짧은 동안에 나는 몇번이나 숨을 멈추었다.
영상이 끝나자 나는 처음 듣는 네이름을 한사람씩 소리내여 불러보았다.
시즈키 토아, 코가네 랑, 하나요 히요리, 토키노 메리.
아직은 입에 설었다. 그러나 몇번 불러보니 오래전부터 알던 이름처럼 혀끝에 붙었다.
토아, 랑, 히요리, 메리. 짧게 줄여 불러보니 더욱 정다웠다.
공지에는 데뷔방송 일정도 함께 실렸다. 17일 오후 5시 토아동지, 오후 6시 랑동지, 18일 오후 5시 히요리동지, 오후 6시 메리동지.
나는 그 시각들을 달력에 하나하나 적어넣었다. 남의 일정을 이렇게 정성껏 달력에 적어보기는 처음이다.
달력에 적힌 네개의 시각은 먼데서 오는 손님들의 기차시간표처럼 보였다.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언제나 이렇게 조급한 법이다.
그날 네성원의 치지직 채널 팔로워는 저마다 1만7천명을 넘어섰다. 아직 방송 한번 하지 않은 이름들에 그만큼의 사람들이 먼저 손을 내민것이다.
정녕 이름 하나가 이렇게 많은 사람의 마음을 먼저 움직일수 있단 말인가.
나도 그 많은 사람들가운데 하나가 되여 네채널의 단추를 차례로 눌렀다. 단추 하나를 누르는 일이 이렇게 설레는것인줄은 미처 몰랐다.
선배들의 마음도 바빴던것같다. 3기생 클리셰의 린동지께서는 같은 날 《후배님 혹시 이리 하세요? [4기생 실루엣 구경]》이라는 영상을 올리시였다.
후배들의 실루엣을 구경한다는 그 제목만 읽어도 선배의 설레임이 전해져왔다.
어느 집에나 새 식구가 들어오는 날이 있다. 그날 집안은 조금 어수선하고 많이 설렌다.
10월 11일의 스텔라이브가 바로 그러하였다.
나는 어릴적 동생이 태여나던 날을 떠올렸다. 이름을 지어놓고 온 식구가 돌아가며 그 이름을 불러보던 그날도 집안은 꼭 이러하였다.
그때 어린 나는 동생의 이름을 누구보다 먼저 외우려고 밤새 입속으로 되뇌이였다.
오늘밤에는 잠들기전에 네이름을 한번 더 불러보아야겠다. 그래야 꿈속에서라도 낯설지 않을것같다.
엿새후면 첫 방송이다. 그날 나는 오늘 불러본 이름을 다시 한번, 이번에는 인사말과 함께 불러보리라.
리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