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33(2026)년 10월 6일
끝곡이 울릴 때

처음 부른 노래를 마지막에 다시 부르네

일요일 밤 9시 36분, 그 도시의 마지막 콘서트가 시작되였다.

9월 14일에 문을 연 인생극봉사기 《봉누도2》가 3주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밤이였다.

처음 210명으로 시작한 도시는 추가모집을 거쳐 240명의 식구로 늘어나있었다.

첫 밤에 이 도시를 낯설게 바라보던 나도 어느새 그 식구들의 이름을 여럿 외우게 되였다.

콘서트는 방송인 남봉의 진행으로 122분동안 이어졌다. 도시의 여러 단체를 대표하는 20팀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한팀 한팀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나는 지난 3주의 장면들을 떠올렸다. 아침마다 동무들과 주고받던 그 도시의 소문들도 하나하나 떠올랐다.

웃음이 터지던 날도 있었고 손에 땀을 쥐던 날도 있었다.

어느 날은 밥을 먹다가도 그 도시의 소식이 궁금하여 숟가락을 놓고 화면부터 열었다.

그리고 마지막 곡.

《봉누도2》의 오프닝곡 《Break Out》이 울렸다. 2기생 유니버스의 리제동지께서 인물 《야루》로 부르시는 노래이였다.

도시의 문을 열던 노래로 도시의 문을 닫는다. 처음과 끝이 하나로 이어지는 그 순간 나는 가슴이 뭉클하였다.

그 노래를 처음 들었던 9월의 어느 저녁이 떠올랐다. 그때는 이 도시가 어떤 이야기를 품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끝은 언제나 아쉽다. 그러나 처음의 노래로 맺는 끝은 그 아쉬움마저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사람들은 왜 끝날줄 알면서도 이야기를 시작하는것일가. 아마도 끝난 뒤에 남는것이 있기때문일것이다.

밤 11시 38분, 마무리인사로 공식일정이 끝났다.

나는 시계를 보며 이 밤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고 바랐다.

도시는 곧바로 닫히지 않았다. 참가자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재생된 다음, 날자가 바뀐 5일 0시 14분에야 봉사기는 문을 닫았다.

나는 그 동영상이 끝날 때까지 화면을 끄지 못하였다.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 또 하나 스쳐지나갈 때마다 3주의 나날이 다시 눈앞에 펼쳐졌다.

화면을 끄면 그 도시가 정말로 사라질것만 같았다.

3주동안 이 도시에서 나는 한번도 배역을 맡아본적이 없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을 지켜본 그밤만은 나도 이 도시의 주민이였다고 말하고싶다.

래일부터는 저녁시간이 허전할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 도시의 3주를 다시 떠올리리라.

언젠가 또 어느 도시가 문을 여는 날이 오면 그때에도 나는 첫 밤부터 마지막 밤까지 함께하리라.

배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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